패망군주 의자왕에 대한 편견 뒤집어

△태양의 제국

우영수 지음·판테온하우스·1권 440쪽 2권 456쪽·각 권 1만2800원

1400년전 화려한 전성기를 자랑하다가 어느날 느닷없이 망해버린 나라, 백제. 그 멸망 속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바로 ‘삼천궁녀와 의자왕’이다. 사서 어디에도 삼천궁녀에 과한 기록을 찾을 수 없는 것. 백제가 멸망하고도 1000년이 지난 후 조선 중기 시인 민제인의 ‘백마강부’란 시에 문학적인 수식어로 처음 등장할 뿐이다.

저자는 망국의 군주로 머릿 속 깊숙이 각인된 의자왕에 대한 오해와 편견, 잘못된 상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의자왕은 ‘주지육림’의 패망 군주로 낙인찍혀 백제의 명예,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 이에 이 소설은 방대한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의자왕의 삶을 재구성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자 했다.

사실 의자왕은 백제의 왕이 되기 전 열도백제의 천황(서명천황)으로서 아스카 문화의 창달을 실질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아울러 본국백제 대왕으로 등극한 후에는 잃어버린 대륙의 영토를 되찾고자 노력했던 매우 진취적이고 영민한 군주이기도 했다.

소설은 이런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바탕으로 백제 말기 대륙회복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지배계급 간의 정쟁과 암투, 패망 후 열도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백제 백성들의 삶과 일본 탄생의 미스터리 등을 흥미롭게 담고 있다.

정민아 기자 min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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